오송 지하차도 침수 참사
오송 지하차도 침수 참사
얼마 전 폭우로 인해 충북 청주시 오송의 지하차도가 침수되면서 실종자가 많이 생겼다. 실종자의 시신이 한 구씩 발견되는가 하면, 생사의 갈림길에서 다른 사람의 목숨을 구한 의인의 소식도 전해진다.
1. 충북 청주시 오송 지하차도 침수
7월 15일 오전 8시 40분경, 충북 청주시 오송읍의 궁평 제2지하차도가 침수됐다. 약 400미터 인근에 있는 미호강이 넘치면서 6만 톤 정도의 물이 흘러들어온 것이다. 순식간에 들어온 물의 양에 못 빠져나온 차들이 생겼고, 적지 않은 인명피해가 났다. 17일 밤 기준 사망자는 14명이다.
2. 미연에 방지할 수는 없었을까?
- 사고 지점에서 약 200m 떨어진 지점, 교량 건설에 필요한 교각을 세우기 위해 기존 제방을 부수고 임시로 흙 제방을 쌓았는데, 이 임시 제방이 무너졌다. 높이는 기존 제방보다 1m 정도 낮았다. 긴급 보강을 하긴 했지만 이미 수위가 차오른 뒤였다.
- 지하차도 진입을 미리 통제하지 않았다는 지적이 있다. 15일 오전 4시 10분에는 홍수 경보가, 오전 5시에는 대홍수 심각 단계였지만 지자체는 CCTV로 지켜보는 것 외에 다른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 차오른 물을 빼내기 위한 배수펌프 4개도 전기가 끊겨 제 기능을 하지 못했다. 이석식 충북도로관리사업소장은 "8시 35분까지도 차량 통행에 문제가 없었다"며 "불과 2, 3분 사이에 일어난 일이라 사실상 통제할 수가 없던 상황"이라고 했다.
3. 생명의 은인
이런 인재의 슬픔 속에서도 타인의 생명을 구한 의인들의 소식도 전해졌다. 증평군 상수도사업소 하수도팀장인 정영석 씨는 물이 차오른 지하차도에서 시민 3명을 구조했다. 당시 정 씨 또한 시동이 꺼진 차량 지붕으로 대피한 상태였다. 그 순간 정 씨는 "살려달라"라고 외치며 허우적대는 시민들을 발견했다. 정 씨는 이들을 차례로 잡아 끌어올려 지하차도 구조물을 붙잡게 한 뒤 탈출을 도왔다. 구조 과정에서 정 씨는 손바닥 등을 다쳤으며 현재 병가를 낸 것으로 알려졌다.
정 씨 또한 그곳에 함께 고립됐던 화물차 기사의 도움을 받아 구조된 것으로 전해졌다. 해당 화물차 기사도 정 씨와 같은 방법으로 물에 휩쓸려가는 20대 여성 등에게 손을 뻗어 구조한 것으로 알려졌다.
4. 앞으로 장마철 대비에 필요한 조치
- 폭우로 인한 침수에 대비할 수 있도록 법 개정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있다. 현재 총 14건의 침수방지 관련 법안이 국회에서 제대로 논의되지 못한 채 계류 중이다.
- 이상기후와 같은 기후재난에 대비한 시스템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있다. 기후위기로 인해 이런 일이 더 자주 일어날 텐데, 모두 전보다 더 철저하게 대비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이런 일이 일어날 때마다 뒤늦게 후회하고 대책을 마련하는 게 안타깝다. 이태원 압사 참사 때도 그렇고, 지난 2020년 여름 부산에서 지하차도가 침수되는 일도 있었다. 조금만 더 미리 예상하고 대비할 수는 없을까...?